바다 밖은 위험해! 아니... 궁금해!
루카는 바닷속에 사는 괴물로 물고기들을 지키는 일을 하며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엄마 아빠의 영향으로 지상 위에 대해 엄청난 공포를 갖고 있던 루카는 물고기들을 지키다 우연히 지나가는 보트와 거기에서 떨어진 지상의 물건들을 보고 호기심을 느껴 부모님에게 지상 위에 대해 물어보지만, 엄마 아빠는 지상 위에 대해서는 궁금해하지도 말라며 다그친다. 하지만 자고로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법, 루카는 다시 일하러 나와 아까 지상의 물건들을 발견한 곳에서 또 다른 물건들을 발견하고 신기해하고 있는데, 그 사이 뒤에서 잠수복을 입은 누군가가 나타나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렇게 루카는 도망쳤지만 바로 막다른 곳에 다다르게 되어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되고, 잠수복을 입은 사람과 끝내 조우하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는 또 다른 어린 바다괴물 알베르토였다. 알베르토는 지상 위의 물건들을 가져가기 위해 이것저것 챙기다 루카의 물건까지 챙기게 되고, 루카는 그것을 돌려받기 위해 알베르토를 쫓아가게 된다. 그렇게 수면 근처까지 따라간 루카는 겁을 먹게 되는데, 알베르토가 지상 밖에서 루카의 지팡이로 유인하여 물 밖으로 끌어낸다. 그런데 물 밖으로 나오고 나서 자신의 몸이 인간과 똑같아진 것을 발견하고 또다시 겁에 질리지만 알베르토 덕에 진정하고 걸을 수도 있게 된다. 알고 보니 바다괴물들은 물 밖에서는 인간과 똑같은 모양으로 변해 생활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루카는 알베르토를 따라 알베르토가 사는 아지트로 가게 되고, 그렇게 알베르토로부터 간단한 것들 -사실은 전부 잘못된 것들- 을 배우며 지상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된다. 그러던 중 루카는 알베르토의 아지트에서 스쿠터 모양을 한 베스파의 포스터를 보게 되고, 알베르토는 베스파가 사람들을 세계 어느 곳이든 데려다주는 위대한 발명품이라며 강한 동경심을 표출한다. 그렇게 알베르토에게 이야기를 들으며 베스파를 타고 전 세계를 누비는 상상을 하던 루카는 알베르토 아지트에 있던 잡동사니들을 이것저것 모아 베스파와 비슷한 탈 것을 만들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게 된다. 그렇게 늦게 집으로 돌아간 루카는 부모님에게 크게 혼날 위기에 처하는데, 할머니의 센스 있는 도움으로 할머니의 심부름을 하고 온 것으로 되어 그 이후로도 계속 알베르토의 아지트가 있는 섬에서 알베르토와 함께 놀며 신나는 시간을 보내지만, 나중에는 결국 부모님에게 들키게 되어 심해 큰 삼촌네 집으로 끌려갈 뻔한다. 이에 루카는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고 윽박만 지르는 엄마아빠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집에서 뛰쳐나와 알베르토의 아지트로 도망치고, 이에 알베르토는 부모님이 쫓아올 수 없게 마을로 숨어 들어가 베스파를 얻은 뒤 둘이서 전 세계를 여행할 것을 제안한다. 루카는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여 알베르토와 함께 마을로 향하게 된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마을은 바다괴물을 사냥하고 배척하는 마을이었고, 거기서 비스콘티와 줄리아를 만나게 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조금은 심심하지만 여전히 따뜻한 메시지
섬마을로 간 루카와 알베르토는 본인들이 바다 괴물이라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애쓴다. 그리고 줄리아와 함께 언더독 팀을 만들어 비스콘티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함께 포르토르소 컵 경기를 위한 훈련을 하면서 우정을 쌓아간다. 그 과정에서 호기심 많은 루카는 줄리아에게 진짜 지상에 대해 제대로 된 지식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학교에 가보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고, 알베르토는 그런 루카에게 헛된 꿈 꾸지 말라며 계속해서 자신과 함께 베스파를 타고 세계여행하는 꿈이나 꾸자고 하다 갈등을 빚게 된다. 나중에는 서로의 꿈을 인정하며 화해한 뒤, 알베르토는 줄리아의 아빠와 함께 남아 지상에서 인간들과 함께 공존하는 법에 대해 공부하게 되고, 루카는 알베르토와 부모님의 도움으로 줄리아와 함께 스위스에 있는 학교로 떠날 수 있게 된다. 루카와 알베르토는 결국 서로의 세계를 확장시켜 준 친구인 것 같다. 처음에 루카는 알베르토에 의해 바닷속에서 지상이라는 더 큰 세상으로 이끌려 나오지만, 그 이후엔 줄리아와 가까워지면서 학교라는 다른 꿈을 꾸게 되자 질투심에 가득 찬 알베르토에 의해 방해받는다. 루카는 그렇게 알베르토와 싸운 뒤, 오랜 시간 기다렸지만 끝내 돌아오지 않은 아빠로 인해 다시 혼자가 될 것을 두려워했던 알베르토의 처지를 이해하고, 또 알베르토는 포르토르소컵 상금으로 베스파를 샀다가 다시 팔아 결국엔 루카가 학교를 갈 수 있게 금전적으로 도와주게 되면서 둘은 진정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게 된다. 이 영화는 다른 픽사의 영화들처럼 엄청 크고 드라마틱한 사건은 덜 한 편이라 조금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감독이 미야자키 하야오에게 영향을 받아 만든 영화임을 생각하면 조금은 납득이 가기도 한다. 실제로 감독은 미래소년 코난을 오마주 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여타 픽사 영화들과는 다르게 다른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들이 그런 것처럼 영화가 갈등이 분명히 있음에도 많이 잔잔한 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평은 좋은 편이고, 나도 좋다고 느꼈다. 젠더갈등, 세대갈등 등 크고 작은 갈등이 끊이지 않는 요즘, 나와 외모가 다르다고, 혹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공격하고 배척하는 일이 너무 비일비재한데, 여기에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영화인 거 같다. 아직 루카를 안 본 사람들이 루카를 보고, 나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그들과 함께 공존하는 법에 대해 생각하며 잃어버린 인류애를 되찾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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