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와 사후세계라니?
코코 트레일러를 보고 디즈니와 사후세계라니? 이게 어울릴까? 하고 굉장히 의아했었다. 꿈과 희망, 사랑과 우정 등을 말하는 디즈니에서 갑자기 무슨 죽음에 관한 이야기지? 너무 이상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기대도 되었다. 그래서 개봉하자마자 친구와 잠실 롯데타워에 새로 생긴 아이맥스관을 찾아가서 보게 되었다. 그리고 우려와 걱정은 머지않아 기대와 환희로 바뀌었다. 코코는 2022년이 다 끝나가는 지금도 나에게 있어 인생영화로 손에 꼽는다.
미겔의 험난한 가수 도전기
미겔의 집안은 대대로 신발을 만들어 온 집안이다. 특이한 점은 미겔의 가족들은 음악을 즐기는 걸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미겔의 고조할아버지가 할머니 이멜다와 딸 코코를 두고 음악을 하겠다고 떠났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기에 남편에게 화가 난 이멜다가 집안에서 음악의 흔적을 모두 없애버렸기 때문이다. 미겔은 이런 집안 출신이지만, 가업인 구두를 만드는 데는 전혀 관심이 없고, 음악에만 관심이 많다. 손수 기타를 만들어 델라크루즈를 몰래 보고 따라 하며 음악을 독학한다. 이런 미겔의 음악에 대한 관심을 가족 모두가 반대하지만, 나이가 많이 들어 정신이 온전치 못한 증조할머니 코코와 동네 떠돌이 강아지 친구 단테만이 미겔의 음악을 들어준다. 그러던 어느 날 미겔은 광장에서 사람들의 구두를 닦아주다가 망자의 날 노래대회에 대해 듣게 되고, 거기에 나가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모든 가족들이 이를 만류하고, 특히 반대가 심했던 할머니는 다가올 망자의 날을 위해 재단을 꾸미면서 미겔에게 조상님들의 얼굴을 보여주며 이들을 모두 소개해주는 한편, 망자의 날 전통에 대해서도 설명해준다. 그러나 이러한 할머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겔이 할머니의 말을 귀담아듣기는커녕 계속 땡땡이만 치려 하자, 할머니는 미겔을 아예 신발 만드는 작업장에 나오도록 한다. 그렇게 망자의 날 당일이 나가 오고, 미겔은 음악 하는 것을 허락받을 수 있을까 내심 기대하지만, 돌아온 것은 미겔에게 너도 이제 작업장에 나올 수 있게 되었다며 기뻐해 주고 축하해줄 뿐이었다. 그렇게 실망하던 차, 미겔은 제사상에 쿠키를 먹고 있던 단테를 저지하려다 제사상에 올라와 있던 고조할머니의 사진이 들어있던 액자를 깨뜨리게 되고, 그 사진에서 접혀있던 부분을 펴자 고조부 손에 들려져 있는 기타가 델라크루즈의 기타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미겔은 자신이 델라크루즈와 연관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망자의 날 열리는 노래 대회에 나가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대회에 나가기 위해서는 본인의 악기가 꼭 필요한데, 자신의 기타는 할머니가 부숴버렸기에, 여기저기서 다른 참가자들의 악기를 빌리려다 실패한 미겔은 델라크루즈 무덤에서 그의 기타를 빌리려 손을 대게 된다. 그러자 미겔은 갑자기 유령이 되고 선조들을 만나 저주를 풀기 위해 사후세계로 가게 된다. 선조들의 축복을 받아야 저주를 풀고 돌아갈 수 있는 미겔은, 돌아가서 음악을 절대 할 수 없다는 조건을 달고 축복하는 이멜다 할머니를 피해 자신의 할아버지인 델라크루즈를 찾아 축복을 받고 저주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과연 미겔은 무사히 저주를 풀고 음악도 할 수 있을지?
삶과 죽음, 그리고 가족 이야기
코코는 삶과 죽음을 통해 가족 간의 사랑과 끈끈한 유대를 보여주는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을 하다 가족에 대한 향수로 몸과 마음이 지쳐 가족에게 돌아가려다 어떤 사건에 의해 가지 못하게 된 '진짜' 고조할아버지의 이야기, 그로 인해 오해가 생겨 남편 없이 평생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강해져야만 했던 고조할머니의 이야기, 그리고 선조들을 본받아 가업을 지키고 가족을 지키려는 할머니의 이야기, 그리고 돌아오지 못하는 아빠를 그리워하다 할머니가 되어버린 코코 증조할머니의 이야기 등 모두의 이야기가 한 데 어우러져 곳곳에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죽은 자가 제단에 사진이 없으면 이승으로 나갈 수 없다거나, 이승에 본인을 기억하는 사람이 전부 사라지면 죽은 자의 세계에서도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는 설정은 진정한 죽음의 의미와 가족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초반에는 왜 이 영화의 제목이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 나 '미구엘'이 아닐까 궁금했지만, 다 보고 난 뒤엔 너무 훌륭한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본 사람은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왠지 오늘은 코코의 대표 ost '기억해줘'를 들으며 할머니 사진을 보다 잠들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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