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심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회사
설리반, 마이크를 비롯한 괴물들이 사는 세계에서는 공포심 가득한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에너지원이 된다. 그래서 몬스터 주식회사는 가장 무서운 괴물들을 채용하여 그들을 인간세계로 보내, 거기서 아이들의 비명소리를 채취하여 전력으로 공급하는 회사다. 실적도 가장 좋고, 팀 내 평판도 좋은 설리반과 완벽한 콤비로 일하는 마이크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차원문을 통해 인간 세계에 들어가 아이들을 겁주고 제일 많은 에너지를 채취하며 활약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한 괴물 사원이 자신도 모르게 인간세계에서 양말을 가지고 와 긴급 경보가 발동되고, 이로 인해 탐지국에서 긴급 출동하여 양말을 없애버리고 양말이 붙어있던 사원의 털을 몽땅 밀어버리면서 작업이 잠시 중단된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퇴근하던 길에 설리는 마이크의 부탁을 받고 마이크의 서류를 대신 제출해 주기 위해 회사로 돌아간다. 그러다 작업장에서 아직 작동 중인 문을 발견하고 무심결에 열었다가 한 아이를 만나게 된다. 아이와 접촉할 수 없는 설리는 아이를 피해 여기저기 도망 다니다 아이의 방에 있는 물건들에 걸려 넘어지고, 모빌이랑 장난감이 몸에 붙어 떼려고 했지만 2인자 랜달이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바람에 처치하지 못한 채 자리를 피해 도망친다. 그렇게 화장실로 도망가 몸에 붙은 것들을 떼어내고 변기에 내려보내기를 시도했으나 내려갈 리 만무했고, 다시 그것들을 사물함에 넣고 안심하던 찰나, 자신의 등에 붙어있던 여자아이를 발견하고 소스라친다. 그렇게 아이와 닿지 않기 위해 사투를 벌이던 중 설리는 얼떨결에 아이를 가방에 포획하는 데 성공하고, 아이를 되돌려 보내기 위해 다시 작업장으로 돌아가지만, 그곳에서 랜달이 나와 문을 없애버리는 바람에 아이를 돌려보내지 못한다. 그렇게 이도저도 못하게 된 설리는 일단 아이를 숨겨 마이크를 만난다. 그런데 아이가 가방에서 탈출해 버리는 바람에 그 장소는 아수라장이 되고, 탐지부가 또다시 출동하여 큰 소란이 일어난다. 설리와 마이크는 아이가 발각될 경우, 아이를 데리고 왔다고 책임을 물게 되거나, 어린아이의 균에 감염되었다며 무슨 일을 겪을지 모르니, 일단은 아이를 숨겨두고 상황을 봐서 조용히 아이를 다시 되돌려놓기로 결정한 뒤 검열을 피해 몰래 집으로 돌아온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둘은 아이에게 부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애완동물을 대하듯이 돌봐준다. 그 과정에서 설리와 마이크는 부를 울리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는데, 부가 웃을 때 갑자기 수많은 집의 전등과 가전기기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정전이 일어난다. 가뜩이나 아이를 공포스러운 대상으로 보던 설리와 마이크는 부를 더욱 경계하지만 이내 정이 들고, 무사히 부를 집에 되돌려 놓기 위한 비밀 작전이 시작된다.
가장 큰 에너지원은 웃음
몬스터 주식회사는 픽사의 네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서 당시 큰 호평을 받아 픽사의 실력을 검증해 보인 작품이다. 2001년 개봉한 작품이라 지금 보면 그래픽도 조금 어색하고 다소 유아틱 해서, 개인적으로는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던 슈렉과 비교했을 때 선호도가 좀 떨어지지만, 개봉 당시에는 나도 어렸기 때문에 슈렉보다 몬스터 주식회사를 훨씬 더 좋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단 캐릭터가 너무 귀엽다. 특히 천진난만한 사고뭉치 아이 부는 지금 다시 봐도 정말 귀엽다. 그리고 설리와 마이크를 비롯한 괴물들도 너무 사랑스럽다. 이 영화는 아주 심플하고 간결하면서 강력하게 '웃음이 주는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몬스터 주식회사는 본래는 공포에 가득 찬 아이들의 비명소리를 에너지원으로 삼기 때문에, 그를 얻기 위해 늘 아이들을 겁주는 것이 주된 업무였지만, 후에는 비명소리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을 깨닫고 그 이후부터는 아이들을 웃기기 위해 노력한다. 영화 속에서도, 실제 생활 속에서도 아이들의 비명이나 우는 소리보다는 웃는 소리가 훨씬 듣기에도 보기에도 좋지 않은가. 이제는 이 영화를 -여전히 좋아하긴 하지만- 유치하다 느껴버리게 된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설리나 마이크처럼 직접적으로 아이들을 웃겨주는 재미있는 어른은 되지 못하더라도, 아이들의 천진하고 예쁜 웃음을 지켜줄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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